파이널판타지14 : 황금의 유산 감상 중 요시다 나오키 PD (스퀘어 에닉스)
아아....................... 하편으로 진입하면서 정말 재밌어졌다. 정말로.......... 그래, 너넨 이걸 잘 해.
상편만 따로 본다면 우크라마트는 아쉬운 캐릭터이지만, 하편으로 넘어와서는 정말 왕도 소년만화 주인공의 정석을 밟는다. 사실 상 따로 보기 어렵다. 그래서 한 확장팩이구나...
굴루쟈쟈의 사망 전까지의 우크라마트가 나루토였다면 사망 후의 우크라마트는 나루토 질풍전이다. 성우분도 목소리톤을 달리하여 조금 더 차분해지고, 묵직해졌다. 사실 94퀘를 하면서 마무쟈족에 대한 태도가 너무 나이브 해서 넌 누굴 잃어봐야해. 라고 했는데 굴루쟈쟈가 죽고 정말 그러한 성장을 해서... 마음이 좋은데 않좋음 아 미안해
구체적으로 다시 쓰기야 하겠지만 일단 마지막 99지역 하고 있고...
- 종말을 소재로 한 하이델린-조디아크 사가를 마무리하고 죽음 이후를 소재로 다루는 확장팩이라니... (미치겠군)
- 99지역에 들어왼 여태 지나온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. 별로 애정어리게 보지 않았던 관계들에도 눈과 코가 시큰했다.
- 위에서 왕위계승전이 전반부의 메인요리랬는데 이 요리는 메인이 아니었구나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뒤에 있구나 하 근데 전반부가 이 확장팩을 잘 이어준다는 느낌은 들지 않음... 정치 사상 너무 못 써서ㅅㅂ 요카후이족만이 에피타이저가됨... 다양성, 알아간다 < 라는 주제의식만으로는 죽음 이후 상실을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연결성이 약함
ㄴ생각해봤는데 스펜과 우크라마트는 다양성을 존중하고, 알아가고자하는 같은 성격의 왕이지만 다른 엔딩을 맞이한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 같아서... 왕위계승전은 우크라마트의 성장과 동시에 '스펜 역시 우크라마트와 같은 이러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' 를 알려주고 있다. 스펜이 꽤나 늦게 모습을 드러낸 빌런이지만 그의 삶의 궤적을 왕위계승전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. 이건 헤리티지 파운드 퀘 하면서 알 수 있다. 하지만................... 역시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와닿지 않고 오래 생각해봐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연결성이 약한 듯.
- 배경이 압도적이다. 단순히 멋지고 예쁘고 아름다워서만이 아니다. 배경만으로도 스토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완벽하게 전달한다.
황금의 메인 주제가 '알아가는 것'인데, 배경을 보다보면 이 지역에 대해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. 판타지 장르란 새로운 세계를 알려주는 장르인데, 파판은 정말... 이 점에서 장르의 천재라고 할 수 있겠다.
특히나 마지막 맵은... 스토리 전개 상+이미지 상... 도입부터 예감이 든다. 퀘스트를 다 하고 나면 이곳의 스샷을 더 이상 찍을 수 없을 거라는 예감... 그리고 한 구역 한 구역이 끝날 때마다 불이 꺼져갈 것이라는 예감... 아아... 보내고 싶지 않아... 엔딩 나고도 계속 이 지역을 보고 싶어 스토리 진행하고 싶은데 진행하고 싶지 않아... 스펜의 마음을 오직 배경만으로도 느낄 수 있게 한다.
- 마지막 99지역은 사실 상 효월 마지막 맵 울티마 툴레와 대조된다. 울티마 툴레는 진행할수록 소리가 입혀지지만, 리빙 메모리는 불이 꺼지면 소리가 사라진다. 탐라에서 툴라이욜라에 재즈 BGM에 울티마 툴레 BGM 멜로디가 덧입혀졌을까 생각했는데, 아마 이 맵과의 상관관계 때문일 것 같다. 정말...ㅠ
- 난 사실 황금의 빌런인 스펜과 조라쟈가 (캐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) 잘 만든 빌런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, 후반부를 하면서 점점 좋은 빌런이 되어가는 것 같다. 에메트셀크나 종말새에 비해 힘이 부족했어서... 마지막 배경을 보다보니 스펜과 공감할 수 있었고... 조라쟈는 굴루쟈라는 아들의 존재로 입체적인 빌런이 되었다.
- 우크라마트가 굴루쟈쟈의 죽음을 대하는 방식... 이 이후 리빙 메모리를 대하는 우크라마트의 태도와 연결된다. 동시에 스펜과 대조된다.
- 쿠루루가 좀 아쉽다. 생각보다 분량이... 너무 적다. 정말로 적다. 새벽이야 뭐 원래 서포트 포지션이라 하지만 각자 주축이 되는 확장팩에서 이 정도로 분량이 없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... 하... 아니 쿠루루를 보면 뭔가 알아간다거나... 가족... 이란 감상이 떠오르지 않음...
- 왜 나라 이름이 알렉산드리아일까... 생각해봤는데 알렉산드로스 제국 수도 알렉산드리아에서 따온 게 아닐까... 알렉산드로스 제국은 타국을 점령하고나서도 다양성을 존중하여 제국이 된 나라다.
- 메타적으로, 이 확장팩은 하이델린-조디아크 사가를 떠나보내라고 말한다. 파판14는 하나의 큰 축이 되던 이야기를 마무리했고, 우리는 한 줄기의 스토리를 좋게 잘 꽉꽉 닫아 마무리 했다. 정말로정말로 아름다운 이야기였어... 그만큼 사람들이 다음 사가를 기대하지 못하고 이대로 남아있고 싶어할 것이다. 마치 칠흑에서 끝내도 좋을 것 같은데 효월로 가야하냐는 생각을 다들 했듯이... (더 좋은 이야기는 제작진의 부담감이기도 할 거고...) 그치만 이 확장팩은 지난 이야기는 그만 떠나보내고 여행을 계속해나가라 말한다. 그래... 모험은 계속 이어지는 거야.